창업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할 것

첫 사업이 망한 진짜 이유를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이렇게 생각하셨을 거예요.

'나는 저런 실수하지 말아야지.'

'어떻게 저렇게 무모하게 뛰어 들었지? 바보아냐?'

실은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사업을 결심하게 되면, 많은 분들은 무작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게 되요.

어떤 앱 / 웹사이트나 실제 제품을 만드는 방법에 온갖 힘을 쏟게 되는데, 이는 모든 사업가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조언, "솔루션이 아닌, 문제에 집중해라"에 정확하게 반대되는 행동이죠.

물론 제조업/요식업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할거라면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한 물리적 기반부터 준비해야 하는게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식과 스킬 기반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할거라면 솔루션을 만드는 것에 돌입하기 전에 먼저 해야할게 있어요.

바로, 잠재 고객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 두는 거예요.

방향성에 대해 힌트를 얻어야 한다.

(저를 포함한) 많은 햇병아리 사업가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오만해지기 쉬워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게 뭔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드는거죠.

이렇게 자신의 '느낌'을 너무 믿으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망하게 될 확률이 너무 높아요.

정말 수 많은 창업가들이 저지르는 이 실수를 피하려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잠재 고객들을 미리 곁에 두고 그 분들이 하는 말에 눈과 귀를 활짝 열어 둬야해요.

사실 처음 제가 생각했던 업플라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강의 기반이 아닌, 리크루팅 기반의 서비스였어요. 해외 리크루터 분들과 업플라이 커뮤니티의 분들을 연결 시켜드리고, 기업이나 리크루팅 에이전시로부터 그에 따른 커미션을 받자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가 쓴 블로그를 읽으며 저와 함께하기 시작한 잠재 고객들은 제게 다른 말을 하고 있었어요.

'1-2년 뒤 해외로 이직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준비한 이력서가 과연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 모르겠어요.'

'외국인 면접관에게 어떻게 제 자신을 어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즉, 제 잠재 고객들의 문제는 해외 포지션 그 자체에 대한 정보 보다는, 그 포지션을 잡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던 거예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거죠. 누구나 다 링크드인이나 Glassdoor와 같은 글로벌 채용 사이트에 가면 지원할 수 있는 포지션들은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포지션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우선 1:1 컨설팅을 시작해 사람들이 얼마나 배우고 싶어하는지, 그 수요를 파악하기 시작했고, 이후 컨설팅에서 온라인 강의 포맷으로 수익모델을 바꿨어요.

만약 제게 고민을 먼저 공유해주시는 분들이 없고, 저 혼자 머리 싸매며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했다면, 아마 다른 방향으로 나갔을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고객들은 아무에게나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이제 창업가가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을 생각해볼게요.

여러분은 이제까지 어떤 제품 / 서비스에 돈을 쓰셨나요?

아마 믿을만한 브랜드, 있어보이는 비주얼, 미리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 본 사람들의 리뷰 등 내 소비가 합리적인 것이라는 증거 (Social proof)가 있을 때 지갑을 여셨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에요. 사람들은 아무도 사용해보지 않은, 비주얼도 없어보이는 듣보잡이 제품/서비스에 힘들게 번 돈을 쓰지 않아요.

만약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에 돈을 쓴다면, 아마 우리 스스로 이 소비가 돈 낭비가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거예요.

예를 들어 업플라이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규모가 작은, 듣보잡이 브랜드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업플라이 강의가 수 백명의 수강생을 모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료 강의를 런칭하기 훨씬 전부터 잠재 고객 분들을 곁에 두고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치에 대해 무료로 보여드렸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먼저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치를 먼저 보여 줌으로써 상대가 짊어져야할 리스크를 낮춰주면, '우리편'이 된 잠재 고객들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건 훨씬 더 쉬워져요.

제가 첫번째 사업의 서비스를 런칭할 때는 그에 대해 믿음을 갖고 들어줄 잠재 고객이 아예 없었어요. 그래서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저와 제 브랜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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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이 포스트를 좋아해준 사람은 제 자신과 시어머니 뿐이었어요. ㅠㅠ

그 당시의 저는, '훨씬 싼 가격에 수업을 들을 수 있는데, 당연히 사람들이 사겠지?'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어요.

처음 들어보는, 비주얼도 허접한, 그 누구도 써보고 리뷰달지 않은 서비스에 지갑을 여는 사람은 없었죠.

저는 이 사실을, 폴란드에 있는 개발 에이전시를 고용해, 6개월 이상 꽤 많은 돈을 투입해 사이트를 런칭하고, 프로모션을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됐어요. 만약 오피스나 가게를 런칭하고 물리적인 제품을 파는 비즈니스 였다면 아마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거예요.

자, 그럼 어떻게 잠재 고객들을 확보하고 곁에 두는지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트에서 깊고, 자세하게 이야기해드릴게요!

Stay tun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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