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진짜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을까?

“업플라이 사장님이 해외취업 하던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특수 연구직이나 엄청난 스펙이 없으면 해외취업하기 매우 어려운 시대입니다.”

얼마전에 링크드인에서 어떤 분이 제게 이런 글을 남겨주셨어요.

저는 ‘엄청난 스펙’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또 ‘특수 연구직’의 범위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난 3년 반 동안 수 많은 분들이 다양한 나라에서 취업/이직하신 경험을 직접 엿들어 온 사람으로서, 저는 이 의견에 100% 동의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우선 아주 단순한 주장부터 하나 해볼게요.

저는 2006년 처음 해외 취업을 했어요. 당시 660 만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해외에 거주했지만 지금은 이 숫자가 750만명에 달하게 됐죠. (약 13% 이상 증가)

참고: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같은 시기의 한국 인구 수 증가(약 10%)를 고려해보면 재외 교민의 비중은 오히려 조금 더 늘어난거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예전에 해외로 나가서 뿌리내린 분들도 ‘재외 교민’으로 잡히기 때문에 이 수치만으로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할수는 없어요.

중요한건 ‘새로 해외로 나가게 된 사람 수’의 변화일 거예요.

자, 그럼 새로 해외로 나가게 된 사람들 중에 공부하러 나간 사람들을 수를 한번 봐볼게요. 아래는 지난 12년동안 해외 유학생 수의 변화를 나타내요.

지난 10년 동안 큰 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약간 감소한 추세를 보이기도 해요.

자료: 교육부

제가 수치들을 근거로,

  1. 해외 교민 수가 증가했다.
  2. 유학생 수는 유지 및 다소 감소했다.
  3. 현지에서 공부하지 않고 있는 (= 돈 벌고 있는) 한인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4. 고로 해외취업은 더 어려워지지 않았다.

이렇게 주장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 건가요?

아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실거예요.

왜냐면 이런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것들을 확인해 봐야하니까요.

  • 해외 교민 중 노동 가능 인구 수를 추려야 하고,
  • 그중에 일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수도 봐야하고,
  • 창업한 사람들의 수도 봐야하고,
  • 기존 교민들과 새로 나오는 사람들의 취업률도 비교해봐야겠죠.

사실 정확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고려해봐야할게 끝이 없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해외 취업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주장하려면 일부 선진국들이 이민 정책을 강화했다는 근거만으로는 부족해요.

그런 근거는 지난 10년 동안 해외 시장 진출 & 투자를 확대한 한국 기업들과 그들이 고용한 한인 채용 증가율 만으로도 얼마든지 반박될 수 있으니까요.

해외취업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업플라이 유튜브에 가끔 이런 댓글이 달려요.

“해외 취업 진짜 쉽지 않아요.”

저는 단 한번도, 해외에서 벌어 먹고 사는게 쉽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당연히 언어, 문화, 비자의 장벽을 갖고 있는 외국인이 현지인들과 경쟁하는 것은 제가 취업하던 그때나 지금이나 힘들어요.

일정 수준의 언어 / 학력 / 관련 경력이 갖추어지면 그제서야 현지인들과 동일 선상에 서서 싸울 수 있고, 설사 그 전투에서 살아 남았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전투에서의 생존이 보장되지는 않아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처음 해외 취업을 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바로 현지인들과 계급장 떼고 경쟁하기 보다는, 다음 중 하나를 노려 그 나라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1. 해외 기업의 한국어 가능자 포지션
  2. 한국 기업의 포지션 (주재원 & 현지채용)
  3. 특별한 기술 또는 경력이 요구되는 포지션

저 같은 경우는 일본계 기업에서 Technical Translator로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1번에 해당되겠네요.

많은 분들은 위 루트 중 하나를 통해 해외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일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더 충분히 익힌 다음 현지 회사 또는 글로벌 회사로 이직해요.

그리고 체류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영주권을 따고 시민권을 따면서 법적인 제약에서 벗어나게 되죠.

하지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제 기업은 예전과는 달리 이제 더이상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해 똑같은 수의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저는 마지막 직장 생활을 HR 팀에서 했는데, 그때 저의 주요 프로젝트들은 HR System / Operations 관련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을 최소화하도록 개선하는 것과 관련된 것들이었어요.

즉, 더이상 같은 수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고용되지 않아도 업무가 돌아갈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거죠.

한국에서는 매년 대졸자들의 취업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아우성을 치고, 이를 근거로 많은 분들이 ‘헬조선’이라고 욕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한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거예요. 특히나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는 분야라면 더 그렇겠죠.

그렇기 때문에 ‘해외 취업이 어려워졌다’기 보다는, ‘수요가 낮아진 (또는 아웃소싱이 쉬워진) 포지션에 정직원으로 채용되는게 어려워졌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시대의 흐름을 알아야한다.

1) 수요와 공급의 변화

구직자/직원 입장에서 점점 더 좁아지는 채용 관문을 보면서 답답하고 우울한 생각이 드실거예요.

하지만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기업들은 인재난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고급 기술을 가진 인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거예요.

아래는 그 한 예로, 앞으로 10년동안 기술, 미디어, 통신 분야의 인재 부족을 예측하는 그래프에요.

이렇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야의 경우, 국가적으로 Highly Skilled Visa를 풀어서라도 해외 인재를 채워 넣을 수 밖에 없어요. 왜냐면 인재 부족을 해결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과 경제가 위협당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 스킬을 어디에 팔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의 시장성과 몸값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거에요. 한국에서든, 해외에서든.

2) 지역적 기회

2006년 제가 처음 싱가폴로 나갔을 당시에는 잘 몰랐어요. 제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그 당시에는 싱가폴이 해외 인재를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이 비자가 없는 외국인을 별로 꺼려하지 않았어요. 저 역시 처음 면접볼 때 비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요.

하지만 2011년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외국인 수를 서서히 제한 하다가, 2015년 9월 비자 발급 정책이 강화된 이후 2016~2018 년에는 외국인 고용률이 최저치를 기록했어요.

이 시기에 싱가폴 취업에 도전했던 분들은 당연히 다른 시기에 도전했던 분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경우가 많았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느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도 중요하지만, 내 스킬이 지금 어디에서 가장 잘 팔릴까, 어디가 문을 개방하고 있나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해요.

아래는 2019년을 기준으로 세계의 고급 인재를 데리고 오는데 적극적인 나라들의 순위에요.

참고: Visual Capitalist

물론 이 그래프를 보며 ‘스위스 / 싱가폴이 취업하기 쉬운 나라구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전제 조건으로 “Highly Skilled Workers” 가 붙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 중시되는 / 수요가 증가하는 스킬을 장착해서 가장 잘 팔릴 수 있는 곳에 파는게 관건이겠죠.

만약 그런 스킬을 연마하는데 관심이 없다? 그럼 창업하는 방법도 있어요.

3) 새로운 흐름

물론 예전에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사업가 비자를 두고 있었어요.

그래서 언어/문화적으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이민 1세대들은 이 비자를 받고 해외로 나가 식당이나 가게를 차렸죠.

하지만 이제는 창업을 하고, 수익을 내고,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데 이전만큼 큰 돈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그 국가의 경제와 자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Start-Up Visa / Entrepreneur Visa 를 만들어 문호를 개방하고 있어요.

참고로 저 역시 미국에서 첫 사업을 했을 때는 사업자 비자 (E-2)를 갖고 있었어요. 아래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자국에 데려오는데 적극적인 나라들이에요.

참고: Forbes – The World’s Best Entrepreneur Visas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미 느끼셨을 거예요.

결국은 시대에 맞는 시장성있는 스킬을 장착하는 가장 첫 스텝이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해외취업 이제는 힘들다’ 라는 말로 지례 겁먹고 포기하실 필요 없어요. 갑자기 더 힘들어진게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할 뿐이에요.

마켓 리서치하고, 전략짜고, 시장성 있는 스킬 쌓고,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 내/외에서 경험을 만들어가면서 준비하시면 충분히 가능한 게임이에요.

단지 그 여정에 실질적으로 시간, 노력, 돈을 투자해서 실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거예요.

[저작권자(c) Upfly (http://www.upfly.me) 무단복제, 수정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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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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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ina

안녕하세요,
연실님 글을 쭉 읽고 계속 구독해오던 사람입니다.
결국 세계가 필요로 하는 스킬, 능력만 있다면(특히나 수요가 부족한) 그쪽을 파고든다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그러나 경영, 경제, 디자인과 같이 공급이 많은쪽을 공부핬고 직장도 그쪽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Brandon
방문자
Brandon

Lee mina 님같이 경영 경제를 미국은 아니지만 해외탑스쿨 석사까지 공부하고 취업준비하는 사람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특이한 경력, 스킬이 없다면 미친듯이 어렵습니다.
미국의 하버드, MIT, 스탠포드 같은 탑스쿨 졸업생들은 특별한 경력이나 스킬없이도 어느정도의 기본요소만 채워진다면 문제없이 해외취업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절망스러울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에 대한 답은 저도 모르겠네요.

이팅키
방문자
이팅키

미국의 탑스쿨을 나왔는데 특별한 경력이나 스킬이 없을 수가 있을까요…? 탑스쿨은 그 인재의 능력에 대한 결과지 출신이 아닙니다. 경영 경제 공부 하셨으면 한국이랑 마찬가지로 작은 롤부터 지원하고 경험치를 쌓아가며 자기 기술 영역을 쌓아가면 됩니다. 저에게는 한국 취업이 최고 난이도였다는…

서영기
방문자

특별한 기술 또는 경력이 요구되는 포지션이면 실리콘밸리에서 안쫓겨나고 구직 기간 동안 석사학위도 딴 웹개발자 봤음. 영어도 생존영어 구사자였음. 방송 미디어 분야든 어디든 그 분야의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함.

익명
방문자
익명

해외취업을 희망하시는 사람들중 대다수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가.. 선진국 (미국 / 호주 / 캐나다 / 유럽) 등의 국가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 해외취업이 더 어려워 졌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개인적으로 그 측면에서 봤을땐 어려워졌고, 일반적인 사무직 스킬에 준하는 잡을 찾고 싶다고 한다면.. 사실 해당국가 취업은 희박합니다. 더러 취업하는 경우도 있긴 하겠죠.. 그래서 말씀해주신 잘 팔리는 직군의 스킬을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스킬을 쌓는 시간과 방법이 쉽지 않죠.. 외교부 자료에서 해외 취업자가 증가하는 추세는 , 개인적으로 봤을때 동남아, 서아시아 국가의 한국기업 진출에 따른 현지채용 및 주재원 파견이 높어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개발도상국의 국가 인프라가 취약하니 해당 국가 취업을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죠. 결론은 “해외취업”자체는… 더보기 »

Johnny
방문자
Johnny

제가 연실님이 인용한 글을 쓴 사람인데요, 제 글을 마치 비문인것처럼 폄하하시고 글을 시작하시면 저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글은 해외취업을 쉽게 하려는 즉,효율만 찾는 사람들에 대한 주제글에 대한 댓글이었고 , 그런 사람들에게 얘기했던 현재 시대의 해외취업의 난이도는 과거와 다르다,,효율을 얘기할때가 아니라는 논지였는데, 여기에다 이렇게 활용을 하시면 제입장에서는 황당하네요,, 님이 제글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부분은 제가 링크드인 댓글 달면서 논문쓸거 아니기 때문에 대략적인 내용만 썼던것이고, 지금이라도 상술하자면 몇페이지 상술 가능합니다. 엄청난 스펙이라함은 기존 해외 학사 수준에서 , 유명 해외대 석사 이상을 요구하는 현상을 언급하는것이고 특수연구직은 기존 인문학을 포함한 연구직에서 , S/W, 자율주행, 배터리 분야등의 일부 연구직을 의미 합니다. 그만큼 해외… 더보기 »

YLANG
방문자
YLANG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 중시되는 / 수요가 증가하는 스킬을 장착해야한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BBC Worklife에서도 인문학사들이 구직시장에서 설 자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 글을 보고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란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관련 경력을 쌓고 시장성 있는 기술이나 스킬을 계속적으로 습득하는 것만이 국내/외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