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생의 싱가폴 취업 전략 – 기술 번역가에서 인사 전문가까지

제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전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싱가포르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한국에서 인문대를 갓 졸업한 신입이었지만, 글로벌한 경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아시아, 오세아니아, 미주, 유럽 등 나라를 가리지 않고 몇백장의 이력서를 썼었죠. (심지어 스페인어도 못하면서 멕시코에 있는 회사에 지원했던 기억이 나네요;;)

운이 좋게도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아 싱가포르에 있는 외국계 대기업에 기술 번역가로 취업해서 경력을 쌓았지만, 커리어 방향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에 전직을 준비하면서 또 1년 이상 셀 수도 없는 회사들로부터 고배를 맛보기도 했었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신입으로나 경력을 바꾸면서 해외취업한다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됐죠.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외국 회사에서 경력 개발을 준비하시는 신입/경력직 분들을 위해 제가 썼던 몇 가지 전략에 대해 공유할까해요~! 몇몇분들이 인문대생, 신입도 해외취업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주셨었는데, 이 포스트를 통해 꼭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 그럼 시작할께요! 😉

 

1. 최신 배경지식 쌓기

아쉽게도 대학은 지금 현재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킬을 모두 가르쳐줄 수는 없어요. 대학의 변화 속도와 시장의 변화 속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예를들어 대학에서 분석학을 공부했다하더라도 따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바로 Junior Business Analyst로 입사해 각종 분석 툴을 다루고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공유할 정도의 능력은 갖기 힘들거에요.
 
10년전 제가 한국에서 해외취업을 준비할 때는 관심있는 업계와 직무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책에 많이 의존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해외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무 스킬을 익힐 수 있는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s) 사이트가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에 이런 사이트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해드려요.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버거울 수도 있지만, 어차피 외국계나 해외 취업한다면 영어로 일해야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영어를 공부하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단계에요.

만약 어떤 것을 공부해야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업플라이 채용 페이지 또는 해외 현지 채용사이트에서 관심이 가는 직업을 검색한 다음 Qualification란을 잘 살펴보세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그 직무에 필요한 스킬이나 전문 지식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을거에요.

그렇게 몇가지 강의를 듣다보면, 더 깊이 배우고 싶은 주제나 분야가 생길거에요.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나씩 배우다 보면 원하는 포지션에 맞는 지식이나 스킬을 갖춰나갈 수 있어요.

 

2. 개인 프로젝트 만들기

업플라이와 인터뷰해주신 싱가포르의 마케팅 매니저 김혜진님께서도 역지사지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해주신적 있었죠? 입장을 바꿔서 내가 만약 채용 담당자라면, 껌 하나 안 팔아본 사람을 Sales Associate로, 엑셀 한번 안 돌려본 사람을 Finance Analyst로 뽑을 수 있을까요? 아마 그러기 힘들거에요.

실은 저도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경력을 ‘만드는’ 방법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타트업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Tech 분야로 커리어를 전향하기 위해 작은 스타트업을 도와주거나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경험을 쌓는 것을 보게되었죠.

예를들어 인사부 경력이 있던 제 친구는 UX 디자이너로 전직하기 위해 부업으로 작은 스타트업을 도와주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어요. 저 또한 워드프레스, 디자인, 사업개발, 온라인 마케팅을 공부한 다음 업플라이 프로젝트를 시작해, 비즈니스의 다양한 방면을 경험하고 있고요.

디자인 전공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능력을 보여주듯이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해보세요. 분명 자격증 하나 이력서에 올리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못할 어드밴티지를 줄거에요.

 

3. 추가 서류 활용하기

물론 나라 / 업계 / 직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영문 이력서커버레터만 요구할거에요. 하지만 보여줄 관련 경력이 많지 않은 신입이나 전직자의 경우 이 두 서류만으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을 확률이 크죠.

이럴 경우에는 ‘기업에서 요구하지 않은 자료’를 준비해보세요.

전 신입으로 첫 직장에 지원할 때에는 보여줄 것이 너무 없어서 대학 때 했던 아르바이트, 해외 봉사활동, 인턴십 사진들을 모아 따로 추가 자기소개서를 제출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예전 회사 선배님께서 그 자기소개서가 인상 깊어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조금 더 프로페셔널한 서류를 활용한 예로는 업플라이와 인터뷰해주신 미국의 SEO Specialist, 김무영님의 케이스를 들 수 있겠네요. 무영님은 회사에서 내준 과제 이외에, 지원하는 회사와 경쟁사들의 전략 방향을 분석한 PPT를 준비해 1차 면접 도중 바로 2차 면접으로 갈 수 있었다고 해요.

실제로 마음만 먹는다면, 나만의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 지원하는 업계의 시장 분석, 해당 업무에 대한 제안서 등 주제는 무궁무진할거에요. 필수 요구 서류가 아닌 만큼 형식도 제한이 없으니 창의력을 발휘해서 스스로를 어필해보세요!

 

4. 기업/직무에 대한 고민과 조사

직장 생활을 해 본 경력자라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채용 프로세스에 참여해보신 분들도 계실거에요. 그리고 채용 담당자(또는 고용주)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것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을 알게되죠.

경쟁률이 꽤 높은 곳 일지라도, 실제로 기업이나 직무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고민한 사람들의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거든요.

실례로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지원/고용하는 미국의 스타트업계에서 조차도, 그 스타트업에 지원하면서 제품을 써보거나, 조사해보거나, 경쟁사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은 채 이 회사에 자기 미래를 걸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봤고요.

입사전 꼭 조사해봐야 할 것들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요즘과 같이 정보가 모두에게 오픈된 시대에, 구글과 각종 소셜 미디어를 조금만 활용하면 회사의 사업 방향, 경쟁사, 제품, 시장 반응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모을 수 있을거에요.

나라까지 바꾸는 마당에, 하루의 1/3은 어떤 일을 하고 보낼지,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은 이유는 뭔지, 그 목적을 위해 이 회사에 베팅을 걸어 볼 만한지 – 최소한 이것 만큼은 확실히하고 가는 것을 권해드려요.

이런 조사 과정이 귀찮아 해외취업을 알선하는 에이전트에 모든 것을 맡긴다면, 내 미래를 남한테 맡기는 것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돈을 내야하는 해외 취업 알선 업체를 이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룰게요.)

 

5. 인턴십 / 파견직 / 계약직 포지션 활용하기

한국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대우가 너무 달라, 해외 기업에 지원할 때에도 정규직(Permanent/Full-time)이 아닌 경우에는 조금 망설여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요즘 같이 평생 직장 / 평생 직업의 의미가 사라진 시대에, 정규직으로 입사한다고 하더라도 연봉 인상이나 커리어 전환 등의 이유로 평균 2-5년마다 전직할 확률이 높아요. 뿐만아니라, 해외 기업은 한국보다도 더 유연한 고용을 추구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Intern / Temp / Contract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에도 문을 열어두면 더 많은 기회가 있기도하고요.

경력이 많지 않은 신입, 또는 커리어를 전환하는 경력자라면 바로 눈 앞에 보여지는 고용 형태보다, 이 포지션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경력과 지식에 중심을 두고 검토하는 것을 권해드려요.

저도 신입으로 들어간 첫 번째 회사와 경력을 전환한 두 번째 회사는 계약으로 들어가, 3개월의 수습 기간을 마치고 계약을 연장을 한 다음 Permanent 고용으로 바꿨거든요. 그리고 더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떠났고요.

단, 한국 사이트에는 다양한 형태의 채용 공고 찾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해외 현지 채용사이트를 영어로 검색하는 것을 추천해드려요.

 

[관련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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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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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정말 잘 봤습니다. 영어를 세컨으로 해서 그런신지 문장 구성력이 좋아 읽기가 참 편했던거 같습니다.
현재 싱가포르 취업을 고민중인데 나이가 35살입니다. 취업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는지여?? 영어는 능통하지 않지만 일상회화는 가능하고 중국어도 가능합니다

tay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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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yler

안녕하세요.
오늘 싱가폴 헤드헌터 취업글을 통해 이 곳으로 오게 되었는데 정말 유익한 정보가 많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이런 자료를 공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홍콩에서 1년 일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리어를 변경하여 재취업을 하려니 쉽지는 않지만 연실님의 웹사이트를 보면서 다시 잘 준비해봐야 겠어요!ㅎㅎ

감사합니다^^

JEE
방문자
JEE

싱가폴에서 근무 중인데 커리어 전환 생각하고 있어요. 도움많이 되는 글인 것 같아요.
Upfly에 유용한 정보 너무 많아서 주위에도 추천추천중입니다.
한국인에게 기회가 큰 채용공고 위주로 올려주시는 것도 흥미롭고 다양한 스토리 가진 분들 소개해주시는 것도 짱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

양재원
방문자
양재원

안녕하세요, 싱가포르가 아니라 말레이시아에서 취업할려는 양재원이라고 합니다. 싱가포르로 취업하고 싶었지만 취직이 잘 되지 않아 말레샤 수도에 위치한 미국계 회사로의 취업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페이가 많이 낮지만 경력을 쌓고 싶어 일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올려주신 글 잘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해요!!

N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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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i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2년, 싱가포르에서 3년 경력을 쌓다가 작년 한 학기동안 상해에서 중국어 어학연수를 마치고 다시 싱가포르 취업을 준비중입니다!
요즘 비자 취득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해서 구직 준비가 쉽지만은 않지만 연실님 링크드인을 통해 업플라이를 알게 되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